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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 이야기」 "병어, 새우, 광어.. 못잡는 고기가 없었지" 
 mansuknews | 04-06-09 12:28
 
여기가 원래 배를 댈 수 있도록 자연적으로 그랬었어. 처음에는 원래 저 만석아파트 있는데 고가 너머 철길 앞에까지 물이 들어왔었다구. 그 때에는 옛날 대성목재 있는 쪽으로 배들을 댔지. 그 때 배들은 돛단배였어. 그 돛단배들 돛을 만들 땐 말이야 그냥 갖다 매는 게 아니야, 광목을 그냥 쓰면 비오고 그럴 때 썩거든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하냐, 황토 흙을 큰 도라무통에다가 광목이랑 넣고 삶아서 썼지. 그러면 돛이 1∼2년은 썼다고. 그게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쓰던 방식이야.
여기가 원래 배들이 별로 없었다고 하더구먼. 그런데 전쟁통에 피난 온 사람들이 거의 배들을 타고 왔더란 말이야.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와서 뭘 했겠어. 가지고 온 배들을 타고 나가서 고기라도 잡고 그러면서 여기 배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겠지.
그 때 내 또래 애들은 여름이면 할 일이 뭐가 있나. 그냥 그 물에서 헤엄을 치고 노는 거지. 그렇게 수영을 하다보면 인분 덩어리가 콧잔등에 와서 부딪히고 그랬어. 그래도 다들 그 물에서 헤엄치고 놀았지. 그 때 가끔씩 물에 빠져서 죽는 애들도 있었는데, 그건 이 동네 애들은 지리를 잘 아니까 괜찮았는데 처음 오는 애들이 모르고 들어갔다가 빠져 죽고 그랬어.






















그 시절 어른들은 배를 타고 갈쿠리 같은 걸로 이 앞 항로에서 고철들을 건져다 팔아서 먹고 살았어. 내 아는 형님 말이 그러다가 고철배가 지나가면 그냥 달려들었다는 거야. 뭐 별 수 있나 그 때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굶어 죽게 생겼는데. 그러니 거기 올라가서 고철들을 내려다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게야. 그 고철배가 어디로 갔냐하면 괭이부리 있는데 야적장으로 갔다는데. 여기서부터 헤엄을 쳐서 거기까지 몰래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데. 거기 가면 고철이란 고철은 다 모여있었는데 그 중에서 신주(황동), 구리, 납 이런 게 비쌌으니까 그걸 가져다가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지. 그런데 고철 중에는 포탄 같은 것도 있었다는데 그 땐 어렸으니까 잘 모르잖아. 그걸 떼어 낸다고 망치로 두들기다가 포탄이 터져서 죽는 일도 있었다고 하더구먼.
그렇게 지내다가 고철들도 없어지고 삼미사, 대성목재, 대한제분 이런 곳에서 여길 매립하면서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이 자리로 쫓겨난 거지. 그 때가 공화당 시절인데 막말로 입만 벌리면 너 일루와 하고 죽이는데 꼼짝도 못하는 거야. 사실 여기도 대한제분 땅이야. 대한제분에서 그래도 어민들 살라고 내준 거지. 매립하면서 여기서 일하던 어민들이 갈 데가 없으니까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 사용을 하게 된 거야. 이리로 옮기던 시절까지도 돛단배들이 있었지.
그 때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기(북성부두) 축대에 공구리(콘크리트) 치기 전인데, 돌멩이들로 여기를 일단 막아놓았거든. 그런데 그 위로 피난민들이 하꼬방을 다닥다닥 붙여서 지어놓고 살았지. 그 때 집이라고 해야 원목 껍데기 벗겨서 붙여 놓은 거지. 그러다 물이라도 들어오면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그랬어.
저 쪽에 저 파란 건물에는 국제실업이라고 양놈들 조선소가 있었지. 저 파란 건물이 바다쪽으로 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문을 열면 배가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었지. 그 뭐라 하나 독크라고 하나 그런 식으로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작은 연못 같은 건데 배를 거기다 넣고서는 물을 퍼내는 거야. 그리고 나서 사람들이 들어가서 배를 고치고 그랬지.
그리고 여기는 뻘이었는데 조개 캐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망둥이 낚시며, 그런 일들도 많이 했었지. 예전에는 월미도 있는 쪽으로 배를 타고 나가면 빨간 등대라고 있었는데 거기에 가면 게도 한 보따리, 소라도 한 보따리씩 잡을 수가 있었어. 그 때는 이 앞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지천이었지.
우리는 배를 타고 나가면 용유도, 실미도까지 나가거든. 별로 멀리 나가지는 못 해. 배도 작고 하루 나갔다가 그날 들어와야 하니까 멀리 갈 수가 없는 거지. 이 뱃일이라는 게 되게 힘들어. 새벽 2시에 나가서 낮에 돌아와서 배 손질도 해야 하고, 그물 손질도 해야 하니까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고 살았네.
또 보름에 한 번은 밤바다에 나가야 하거든 그리고 다시 그물을 말려야 하니까 무인도고, 사람들이 사는 섬이고 무조건 배를 갖다 대는 거야. 그래서 그물을 말리는데 섬사람들은 아무래도 싫어했겠지. 냄새도 나고 한 번 배 대면 못 쓰게 된 그물을 버리고 오면 왔지 도로 가져오는 일은 없거든. 그래도 그 사람들도 배 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다 이해해 주고 그랬어.
그렇게 힘들었어도 그물을 끌어올려서 배 위에다가 촥 하고 고기들을 쏟아내면 고기들이 파닥파닥 뛰는데 그 때 기분이 아주 좋았지. 그 때 배들 크기가 지금 배 절반이나 됐을라나. 똑딱선이라고 경운기 회사에서 만드는 22마력 짜리 엔진 달고 다니는 배인데 봤을는지 모르겠네. 그런데도 하루 뱃일 나갔다가 오면 배 앞쪽으로 고기들이 그득했었어. 병어, 새우, 밴댕이, 광어 못 잡는 고기가 없었어.
뱃일하는 사람들은 그 재미에 일하는 거라고. 그 때는 고기 값도 지금보다 쌌지. 요즘에야 고기들이 다 고갈이 되었는지 별로 잡히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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