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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민세야, 나 이뻐 안이뻐?” 
 mansuknews | 04-08-24 12:26
 
2004년 8월 만 29개월
세은이의 가장 친한 친구는 민세(만 32개월)다. 나이로 치면 민세가 한 살 더 많지만 학교 나이로 치면 친구인 셈이다. 가장 가까운 또래라서 요샌 둘이 곧잘 소꿉놀이를 하며 놀기도 한다. 그러나 가까운 만큼 서로에 대한 경쟁심이 대단하다.
세은이는 애교 많기로 소문나서 무뚝뚝한 오빠들에게도 "오빠~ 무셔워~"하며 쏙쏙 안기니, 그 애교에 안 넘어갈 사람이 없다. 그런데 기막힌 애교에 안 넘어가는 사람이 하나 있으니 바로 '임민세'다.
세은이와 민세가 만나면 평화는 잠깐이고, 금세 둘 중에 하나가 소리 지르는 소리, 우는 소리로 이어진다. 물론 가끔은 서로의 얼굴에 상처가 남기도 한다. 할퀴거나, 물거나. 없을 땐 서로 보고 싶어하다가도 막상 만나면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에 장난감도, 먹을 것도, 사랑도 뭐든지 자기가 더 받고 싶어한다.
한 번은 미끄럼틀을 타는데 민세 뒤에 세은이, 언니 오빠들이 서 있었다. 근데 민세가 내려가질 않는거다. 이유는 바로 뒤에 세은이가 있어서 안 내려가는거였다. 결국 세은이를 꼬셔서 뒤에 언니와 순서를 바꾸니 그제서야 내려간다. 또 반찬을 안 먹다가도 "아이구, 민세도 먹네."하면 눈치를 보며 세은이도 먹는다. 며칠 전 캠핑에서 김치찌개를 먹는데 민세가 "긴치치개 줘"하니까 옆에서 먹던 세은이가 "민세는 매워서 목 먹을텐데..."하는거다. 그 말에 민세는 "나도 먹을 수 있어!"하며 먹는다.
둘이 있을 때를 가만히 보면 세은이는 주로 잔소리를 한다.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이렇게 하면 어떡해, 등 계속 잔소리를 하거나 민세가 잘못한 일을 수시로 와서 어른들한테 이른다. 그러니 민세도 세은이가 있으면 항상 경계하는 눈빛이다. 블록 놀이를 하다가도 세은이는 "민세가 블록 같이 안해요"하면 주기는 싫고, 뺏기기도 싫으니 자기 앞에 잔뜩 갖다놓고 놀지를 못한다. 그냥 꽉 안고만 있다.
그리고 세은이가 민세에게 항상 물어보는 말이 있다. 바로 "민세야, 나 예뻐?"이다. 몇 달 전 싸우다가 갑자기 물어보니 민세가 "안 예뻐!"할 수 밖에. 그 다음부터 민세가 있을 때는 민세에게, 없을 때도 이모들이 세은이 예쁘다고 하면 "민세가 나 안 예뻐해."하며 속상해한다. 민세도 그런 세은이의 속상한 마음과 표정을 알고, 세은이가 물어볼 때마다 씩 웃으며 "안 예뻐!"하기 일쑤다.
항상 민세가 "안 예뻐"하지만 가끔씩 작은 소리로 "예뻐!"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세은이의 행복한 표정이란... 다른 누구의 예쁘다는 말은 소용이 없다. 민세의 예쁘다는 한 마디에 속상했던 마음이 순간에 다 풀어지는거다.
앞으로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세은이와 민세. 언젠가 공부방 책상에 엎드려있던 민세를 보고 세은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엄마, 민세가 기분이 안 좋은가봐."한다. 이렇게 자랄수록 서로에 대한 경쟁과 질투보다, 따뜻한 사랑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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